롯데 자이언츠 CCTV 사찰 사건

롯데 자이언츠 CCTV 사찰 사건

롯데 자이언츠 CCTV 사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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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CCTV 사찰 사건


'알 권리'를 명분으로 했던 것은 아니지만 CCTV로 선수단을 감시하며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한 초유의 사태가 한국프로야구에서 일어났다. 바로 2014년에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의 CCTV 사찰 사건이다.

2014년, 한국프로야구 프로팀 롯데 자이언츠 소속 선수들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늦은 야밤, 새벽에 본인들이 어디를 다녀왔는지, 들고 있던 것은 무엇인지 코치들에게 추궁을 당하기 시작했는데, 분명코치들이 선수들을 직접 보지 않았음에도 상황이나 시간, 들고 다닌 물건들에 대해 너무 자세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호텔 직원들의 귀띔으로 알았을 것이라 생각했었으나, 점점 구단이 CCTV를 통해 선수들을 감시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선수단은 당시 구단 사장이었던 최하진 사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선수단 대표와의 면담에서도 최하진 사장은 누가 CCTV 사찰을 지시했는지 이야기하지 않았다. 선수단은 권두조 수석코치와 이문한 운영부장을 의심했다. 선수단은 권 수석코치와 이 부장의 퇴진을 요구했고 최 사장은 구체적 해명 없이 선수단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후 권수석코치와 이 부장은 최 사장에게 '출근은 하되 현장에 내려오지 말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유를 묻는 두 사람에겐 선수들이 원정 식사, 교통비, 훈련량 등에 불만이 많다'라고만 말할 뿐 CCTV 사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밝혀진 사실은 더 놀라웠다. CCTV 사찰을 지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최하진 사장이었다. 실제 그는 시즌 시작 전, 원정경기 숙소를 알아보며 호텔들에 CCTV의 위치와 영상자료 제공 등을 요구했고 그 요구에 응한 호텔들과 계약했다. 4월~6월까지 롯데 측이 만들었던 '2014년 원정 안전대장'에는 사찰 일자, 선수들의 외출시간, 귀가 시간, 선수명, 그리고 비고란에 무엇을 했고 누구와 동행했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구단 프런트 측에서도 이러한 사찰은 사회적 물의가 일 것을 우려, 선수단 감시를 반대했으나 최 사장은 '운동선수는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되고 야구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에 따라 선수단 감시를 강행했다. 당시 단장까지 말렸던 CCTV 사찰은 그렇게 시작됐고, 5월 25일 선수들의 항의 후에도 계속되었다. 구단 프런트에서는 안전대장의 비고란 등을 누락시키는 방식으로 선수들의 인권을 조금이나마 챙겨주었으며 감독과 선임급 선수들에게는 에둘러 조심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CCTV 사찰은 6월이 되서야 끝이 났다. 이 또한 최 사장의 그만하라는 지시가 아닌, 구단 관계자가 최 사장에게 보고하지 않아도 더 이상 최 사장의 특별한 반응이 없자 그만둔 것이라고 한다. 추후 이 부장과 권 수석코치는 사실을 알고 선수단과의 오해를 풀려 했으나 이 또한 최 사장이 '세월이 지나면 묻힐 것'이라며 막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사건은 2014년 11월,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으로 일단락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해당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원회에서는 경기, 훈련 등 선수들의 일과가 아닌 선수들의 휴식과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는 숙소에서 CCTV를 통해 그들을 감시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며 헌법 제10조 및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에서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에게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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